최신호 (38호 2021년 3~4월호)

지난 호

《마르크스주의에서 본 영국 노동당의 역사》 개정 증보판 ─ 창당부터 코빈의 실패까지: 개혁주의 120년사

강철구 111 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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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크스주의에서 본 영국 노동당의 역사》는 20세기 초 영국 노동당의 탄생부터 최근 코빈의 부상과 좌절까지 120년 역사를 마르크스주의적 관점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번에 나온 개정판은 초판에서 두 장을 추가해 제러미 코빈의 실패라는 가장 최근의 역사까지 다뤘다는 점이 특히 뜻깊다.

개혁주의 정당을 마르크스주의로 분석하기

영국 노동당을 마르크스주의적으로 분석하는 것이 우리에게 어떤 의미가 있을까?

영국 노동당은 개혁주의 정당의 전형적 사례다. 따라서 노동당의 역사를 살펴보며 얻을 수 있는 정치적 통찰과 교훈은 어느 한 나라에 국한되지 않는다. 이 책에서 영국 노동당이 평범한 노동 대중의 변화 열망에 힘입어 집권하고는 거듭 배신하는 것을 읽으면서, 독자들은 그리스 시리자나 브라질 노동자당PT 등의 최근 집권 경험을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서 만약 한국에서 개혁주의 정당이 집권하면 자본주의 국가 운영을 책임지면서 직면할 근본적 한계를 가늠해 볼 수 있을 것이다.

개혁주의 정당은 집권하면 자신을 지지해 준 노동 대중의 염원보다 자본주의 체제의 논리를 따르게 된다. 자본주의 국가를 운영하는 과정에서 자본가 및 다른 국가 관료들과 “수천 가닥의 끈”으로 연결되고, 이 과정에서 부패하기도 한다.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위기의 민주주의: 룰라에서 탄핵까지>를 보면, 브라질 노동자당 전 사무총장이자 대통령실장을 지낸 호베르투 카르발류는 노동자당이 부패에 연루되는 과정을 이렇게 설명했다. “[노동자당은] 의회 활동에 익숙하면서 쉽게 거물들과 친구가 되었고 기업에서 선거 자금을 받게 되었다.”

사회 변화를 염원하는 많은 사람들은 사회운동의 지지를 받는 청렴하고 신념이 굳은 좌파 정치인이 개혁주의 정당의 성격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사회 변화를 이뤄낼 수 있다고 믿는다. 불과 몇 년 전 제러미 코빈이 영국 노동당 대표에 선출됐을 때도 그런 기대가 커졌다. 주요 선진 자본주의 나라에서 몇 세대 만에 신자유주의에 도전할 급진적 변화의 가능성이 생겼다는 기대 말이다. 안타깝게도 노동당 역사에서 가장 좌파적인 지도자였던 코빈의 도전은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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