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호 (38호 2021년 3~4월호)

지난 호

《현대 조선의 탄생》 ─ 북한 정권 탄생 신화 재탕하기

최영준 40 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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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성은 신탁통치에 반대하는 사람들을 “친일파와 반민주주의적 분자들”이라고 규정하며 대대적으로 숙청했고, 이 과정에서 김일성이 장악한 보안대가 막강한 영향력을 구축했다. 결국 북한에서 신탁통치 반대는 탄압과 구속의 대상이 됐고 많은 사람들이 월남을 택했다.

박경순은 이런 과정을 두고 “반제반봉건 민주주의 혁명단계에서의 변혁과제들이 완수되었다. 이로서 이북 사회는 민주주의 변혁단계로부터 사회주의 변혁단계로 접어들게 되었다”고 말한다.

박경순의 얘기인즉슨, 노동계급의 혁명적 행동을 통해 노동자 권력기관인 소비에트(노동자 평의회)가 등장하기는커녕 노동자들의 어떠한 움직임도 없이 어느 날 북한이 사회주의 사회가 된 것이다. 이를 두고 《탄생》은 “북조선은 김일성의 자주적 신념과 배짱, 독창적인 주견과 결단”으로 “일찍이 사회주의 역사에 없었던 새롭고 독창적인” 체제를 구축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마르크스는 사회주의를 노동계급의 자력 해방이라고 규정했다. 즉 노동자들이 스스로 운영하는 사회다. 그러려면 노동자들은 기존의 자본주의 국가를 분쇄하고 노동자 평의회 같은 민주적이고 새로운 기구를 토대로 노동자 국가를 건설해야 한다. 그리고 이 노동자 국가는 노동계급의 집단적 의지가 반영되도록 민주적 원칙에 따라 움직여야 한다.

그러나 북한에서는 이런 일이 결코 일어난 적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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