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호 (38호 2021년 3~4월호)

지난 호

반혁명의 유령들

알렉스 캘리니코스 5 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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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방의 중동 정책에 대한 가장 날카로운 비평가로 손꼽히는 언론인 패트릭 콕번은 그러한 조건에서 비롯하는 복잡성을 다음과 같이 잘 정리했다.

시리아에서는 서로 구분되는 다섯 가지 갈등이 서로 얽히게 됐다. 반독재 대중 저항은 수니파와 알라위파의 종파 분쟁 성격도 띤다. 이 지역의 시아파 대 수니파 분쟁은 이란이 주도하는 동맹국들과 이란의 숙적, 특히 미국·사우디아라비아 사이에서 벌어지는 갈등이기도 하다. 마지막으로, 이와는 또 다른 층위에서 냉전적 갈등이 부활했다. 러시아와 중국이 서방과 겨루고 있는 것이다. 14

이런 갈등들이 뒤얽혀 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오바마와 국방부(시리아에 대해서는 국무부보다 훨씬 덜 강경한 듯하다)가 개입을 주저하는 것이다. 예컨대, 카타르는 이란 이슬람공화국 정권과 시리아의 아사드 정권, 레바논의 시아파 대중 운동 헤즈볼라가 포함된 동맹을 꺾으려고 수니파 지하드 전사들의 시리아 유입을 부추겼다. 그 덕에 알카에다는 시리아에 발판을 마련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들의 종파주의적 광신은 시리아 혁명의 이미지를 시리아 안팎에서 더럽혔다.

아사드 투쟁 세력들 사이에서 지하드 전사들의 구실이 커지자 미국은 반아사드 세력들에게 무기와 훈련을 지원하는 데에 매우 신중해지기도 했다. 이제는 다들 역풍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즉, 미국이 세계 곳곳에 개입하다가 낳은 의도치 않은 파괴적 결과를 아는 것이다. 15 가장 큰 역풍은 물론 2001년 9월 11일 공격이었다. 이 공격을 수행한 지하드 네트워크는 1980년대에 소련의 아프가니스탄 점령에 저항하는 무자헤딘을 미국·영국·사우디아라비아·파키스탄이 지원하면서 생긴 것이다. 오사마 빈라덴 암살을 대외 정책의 최대 성과로 내세우는 오바마가 알카에다의 부활에 일조한다면 그것은 화려한 역풍의 한 사례가 될 것이다.

물론, 아사드 옹호자들의 오도와 달리 반정부 세력은 그저 지하드 전사들로 환원되지 않는다. 매우 넓은 스펙트럼에 걸친 정치 경향들이 반정부 투쟁에 참가하고 있다. 다른 중동 지역과 마찬가지로 시리아에서도 서방 제국주의에 대한 의심은 팽배하다. 그런데 이는 미국의 걱정을 더 키우는 요인일 뿐이다. 미국이 보기에, 혁명 세력이 승리하면 시리아는 아사드 치하 때보다도 훨씬 예측하기 어려운 요소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 제국주의 국가 간 경쟁이라는 차원도 있다. 물론 이를 과장해서는 안 된다. 지금이 새로운 “냉전”을 앞둔 상황은 아니다. 1991년 [소련 붕괴] 이후 쇠락한 러시아는 이제 세계적 강대국이 아니다. 중국은 아시아와 어쩌면 더 넓은 지역에서 미국 헤게모니에 도전할 만한 군사적·경제적 역량을 키우고 있지만, 미국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승인을 받아 시리아에 대한 군사적 대응의 정당성을 확보하는 것을 막는 것 이상을 하려고 하지는 않는다. 반면, 러시아는 블라디미르 푸틴 정부 하에서 2008년에 조지아를 침공하는 등 “근외지역”[옛 소련 소속 공화국들]에 성공적으로 지배력을 행사해 왔고, 아사드 정권과도 오랜 연계가 있다. 러시아는 자신이 꾀임에 넘어가 카다피 정권에 최후의 일격을 가할 나토의 개입을 용인하게 됐다고 보고, 더는 미국이 중동에서 지배력을 확대하지 못하게 하겠다고 굳게 마음먹고 있다.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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