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호 (38호 2021년 3~4월호)

지난 호

이집트 혁명에 대한 개괄 설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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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탄압의 역사가 있는 이집트 국가는 손상되지 않다. 독재자는 사라졌지만 억압 기구들은 유지되고 있다. 군부는 여전히 체제의 심장부에 단단히 자리잡고 있고, 수십 년간 국내 정치를 장악해 온 엘리트 장교들이 통제한다. 이집트 자본주의는 민간과 국가의 이해관계가 공존하는 혼성체로, 불안정해지긴 했지만 아직 아래로부터의 운동으로부터 도전받지 않았다. 급진적 변화를 이룰 힘을 가진 더 많은 사람들이 대중 운동의 열망 — 거의 모든 파업과 시위에서 외쳐지는 ‘아이시, 후리야, 아달라 이그타마 에야’(“빵, 자유, 사회 정의”) 요구 — 을 충족시킬 수 있는 방식으로 조직돼야 한다. 현재 중요한 문제는 새로운 종교 지도자들의 지배가 아니라, 현재진행형인 혁명이다. 활동가들이 과거의 정치를 현재 직면한 심각한 도전에 알맞게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것도 이를 위해서다. 가장 긴급한 것은 한편으로는 민족주의와 공산당의 유산이 야기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종교적 “개혁주의”가 야기하는 문제들이다. 노동자 운동을 억제하고, 활동가들의 의제를 단속하며, 가장 해롭게는 옛 정권 지지자들이 영향력을 회복할 기회를 주는 것도 바로 이 문제들이다.

무르시와 위기

현재 많은 평가들에서 공통되는 것은 무슬림형제단이 이집트에서 아래로부터 벌어진 운동을 성공적으로 공격할 것이라는 생각이다. 일부 무슬림형제단 지도자들은 이를 목표했을 수는 있지만, 실현되기는 쉽지 않을 듯하다. 이 운동을 진압하는 것은 어느 정부에게나 커다란 도전이 될 것이다. 군최고평의회SCAF 내 무바라크 후계자들은 실패했고, 무르시도 반혁명을 시작할 준비가 돼 있지 않다. 무르시는 무바라크가 몰락하기 직전에 직면했던 것보다 훨씬 더 심각한 경제적 압력에 직면해 있다. 무르시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제 자본으로 눈을 돌렸고, 기본적 필요 충족과 혁명의 성과 보장을 요구하는 사람들을 억누를 준비를 하고 있다. 무슬림형제단은 이집트 독립 이후 최대의 정치적 도전에 직면해 있다.

무르시가 직면한 문제는 그가 빵 문제 해결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데서 뚜렷이 드러난다. 이집트 아랍어에서 ‘아이시’는 “빵”과 “생명” 둘 다를 뜻하며, 빵 보조금은 지난 수십 년간 대부분의 노동계급, 농민, 빈민 가정의 생존에 필수적이었다. 현대 이집트 역사의 결정적 순간마다 빵 공급 가능 여부가 쟁점 중 하나였고, 무바라크 몰락 이후 빵 공급이 불안정해지며 불안한 순간들이 여러 번 있었다. 주식主食인 5피아스터 8 빵의 가격과 품질은 대부분의 가정에서 매일 거론되는 문제로, 대선 이후 무르시가 발표한 우선순위와 공약 목록에서 맨 위에 있었다. 무르시는 자신이 “빵 서류철”을 만들었으며 공급 상황을 수시로 점검한다고 말한다. 2012년 10월 초 대중 집회 연설에서 무르시는 빵 부족 사태를 끝내기 위해 설정한 목표의 80퍼센트가 충족됐다고 주장했다. 9 정부 관료들은 전에 군과 경찰이 이용했던 “대형 빵집들”이 대중의 수요를 충족할 수 있게끔 하라고 지시했다며, 그래서 “어떠한 부족 사태가 어디서 일어나든 즉시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10 사람들은 매우 회의적인데, 대통령의 공약 이행도를 평가하는 온라인 사이트 “무르시미터”는 공식 발표에 의문을 제기한다. 11

심지어 무바라크도 이 문제가 사람들을 자극할 수 있다고 봐 빵 보조금을 놓고 망설였다. 1977년 사다트 대통령이 국제통화기금IMF의 요구를 따르려고 빵 한 덩이의 크기를 줄이자, 전국에서 며칠 동안 대규모 시위가 일어나 정권을 위협했다. 사다트는 위험을 무릅쓰고 군대를 동원해 대중을 탄압하고 빵 크기를 이전으로 되돌리고서야 간신히 살아남았을 수 있었다. “빵의 인티파다[반란]” 이후 무바라크는 대중 시위 발발 위험을 IMF 등을 상대로 한 협상 카드로 써먹었는데, IMF가 1980~1990년대에 점점 더 강압적으로 보조금 삭감 압력을 가하는 데에 맞서 그렇게 했다. 12 현재 무르시도 세계 금융기관들의 압력을 받고 있다. 아주 전투적이고 기대감도 높은 대중도 무르시를 주시하고 있다. 1993년 이래 이집트는 IMF에서 차관을 끌어 오지 않았는데, 지금 IMF는 보조금 전면 삭감을 전제로 유로존 비회원국 중 최대인 48억 달러를 이집트에 차관할지 논의 중이다. 이집트 의회(현재 정지 상태)는 지난해 비슷한 전제가 달린 32억 달러 차관을 거부했다. IMF는 강하게 압박 중인데, 이집트를 중동 지역 차관의 시험대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 저널〉는 이렇게 썼다. “이집트와의 협상을 통해 IMF는 실험실을 제공받을 것인데, IMF는 소위 아랍의 봄 반란으로 탄생한 새로운 민주 국가들을 지원하려 하기 때문이다.” 13 이번 차관은 무르시에게 대단히 중요하다. IMF 차관의 금리는 1.1퍼센트로 예상되는데, 이는 이집트 정부가 막대한 적자를 메우기 위해 국내 은행에서 빌린 자금에 대해 매년 지불하는 ─ 하지만 계속 그럴 수는 없는 ─ 금리 16퍼센트보다 훨씬 낮다. 재정 적자는 이미 2012~2013년 [회계연도] 예측치보다 60억 달러가 더 많아 약 300억 달러에 이른다(2012년 11월 기준). 14 관료들은 IMF 차관 협상이 타결되면 세계은행, 아프리카개발은행, 그리고 여러 중동 국가들로부터 추가로 재원을 확보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15 세계 금융기관들은 머뭇거리고 있는데, 이집트의 향후 5년간 채무 불이행 가능성이 27.3퍼센트에 이르러 세계에서 열 번째로 위험한 채무국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16

IMF는 무르시에게 국가 지출을 전반적으로 삭감하고 특히, 올해 예산의 30퍼센트를 차지하는 보조금을 삭감해야 한다고 요구한다. 17 2011년 이집트 정부는 5피아스터짜리 빵에 19.8피아스터의 보조금을 지급했고 2012년 보조금은 24.08피아스터가 될 텐데, 이것은 세계 시장에서 밀 가격이 오른 것을 반영한 것이다. 18 2011년에 정부는 국내 생산자들에게 지불되는 밀 가격을 두 배로 올려, 무바라크의 수출용 외래 환금 작물 생산 장려 정책에서 대폭 선회했다. 그러나 국내 생산량은 소폭 증가하는 데 그쳐서 “새 발의 피” 수준이었다. 19 이집트는 막대한 양의 곡물이 당장 필요한데, 이를 세계 시장에서 구해야만 한다. 지난 5년간 이집트는 연간 필요량의 평균 45퍼센트를 수입으로 충당했다. 20 곡물 가격이 더 가파르게 오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무르시에게는 최악의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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