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호 (36호 2020년 11~12월호)

지난 호

서평: 《인종차별과 자본주의》, 알렉스 캘리니코스, 책갈피 ─ 인종, 계급, 자본주의의 관계를 탁월하게 밝히다

임준형 171 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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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의 인종차별

오늘날 노예제도와 식민 제국은 사라졌다. 그러나 우리가 목도하고 있듯이 인종차별은 사라지지 않았다.

물론 인종차별의 형태는 변화했다. 나치의 홀로코스트를 본 사람들이 19세기에 성행한 생물학적 인종차별에 진저리를 치게 됐기 때문이다. 그래서 오늘날 인종차별 이데올로기는 생물학에서 문화로, 인종에서 민족성으로 강조점이 이동했다. “유럽인과 비유럽인은 문화 차이 때문에 한 사회에서 공존하지 못한다는 사상을 이용해 이민 통제 강화를 옹호”한다.

그러나 저자는 이런 변화를 너무 크게 봐서는 안 된다고 지적한다. “문화 정체성”이니 “민족 정체성”이니 하는 말에도 옛 인종차별의 상스러운 고정관념이 똑같이 녹아 있고, 한번 거기에 포함되면 다시는 벗어날 수 없는 것으로 여겨진다는 점에서 결국 선천적 열등함이라는 옛 관념을 은근히 옹호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인종차별이 오늘날에도 유지되는 물질적 토대는 무엇일까? 이에 대한 저자의 유물론적 분석은 매우 탁월하고 오늘날의 인종차별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인종차별이 아직 청산되지 못한 한물간 옛 사상 같은 게 아니라는 것이다.

자본주의는 노동자들 사이의 경제적 경쟁을 낳는다. “특히 노동이 탈숙련화되는 자본 구조조정 시기에 자본가는 기존의 숙련 노동자를 더 싸고 기술 수준이 낮은 노동자로 대체”하려 한다. “만약 이 두 노동자 집단이 국적이 다르고 그래서 십중팔구 언어와 전통도 다르다면, 두 집단 사이에서 인종에 따른 적대가 생겨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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