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호 (36호 2020년 11~12월호)

지난 호

프리드리히 엥겔스

토니 클리프 12 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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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에 대해 또 하나 말하고 싶은 것이 있다. 사상은 특허를 낼 수 없다는 것이다. 어떤 위대한 사상을 누가 처음으로 떠올렸는지, 누가 원조인지를 말하기 어렵다. 사상이 강물과 같기 때문인데, 강물은 수많은 물줄기가 합쳐진 것이다. 엥겔스는 마르크스주의에 기여한 수많은 물줄기의 하나였다. 그러므로 나는 엥겔스가 마르크스의 이인자라는 말이 싫다. 엥겔스를 마르크스주의 운동에 기여한 독립적 물줄기로 바라보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우리를 “마르크시스트”[마르크스주의자]라 부르는 것은 좋다. “엥겔시스트”[엥겔스주의자]보다 훨씬 발음하기 쉽기 때문이다!

물론 마르크스와 엥겔스의 작품에 차이가 없는 것은 아니다. 둘의 저작을 비교해 보면, 엥겔스가 선구자 구실을 하고 마르크스는 훨씬 깊이 파고들 때가 많다는 점을 알 수 있다. 그렇다고 마르크스가 단순히 엥겔스를 따라했다는 것은 아니다. 전혀 그렇지 않다. 엥겔스가 선구자 구실을 할 수 있었던 이유는 영국에서 한 경험 덕분이었다. 마르크스는 그것을 뛰어넘어 한층 더 심화·발전시켰다.

예를 들어, 공산주의의 정의를 살펴보자. 엥겔스는 공산주의를 어떻게 정의했을까? 그는 놀라울 정도로 압축적이고 (마르크스보다 훨씬) 간결한 문체로 이렇게 썼다.

공산주의는: (1) 부르주아지에 맞서 프롤레타리아의 이해관계를 관철하는 것. (이것은 명백히 계급적인 용어이다 — 클리프) (2) 이를 위해 사유재산을 폐지하고 공동체의 재산으로 대체하는 것. (3) 이 목적을 이루는 수단은 오로지 강제에 의한 민주주의 혁명뿐이라고 보는 것.

여기에는 공산주의의 정의에 필요한 모든 요소가 다 담겨 있다. 공산주의는 혁명적인 강제력으로 쟁취하는 것이고, 민주적인 것이다. 어떤 50명이 유혈낭자한 쿠데타를 일으켜 다른 50명에게서 권력을 빼앗는 일 따위가 아니라는 것이다.

이런 정의는 매우 중요하다. 또, 엥겔스는 혁명이 필요한 이유를 설명할 때 두 가지 이유를 든다. “지배계급을 전복할 다른 방도가 없을 뿐 아니라, 오직 혁명을 통해서만 피지배 계급이 그 시대의 오물을 씻어 내고 새로운 사회에 걸맞는 존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계급 사회에서 나고 자랐기 때문에 온갖 쓰레기 같은 생각이 머릿속에 들어 있다. 사회의 지배적인 사상은 지배계급의 사상이고 지배계급의 사상은 모든 것을 지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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