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호 (36호 2020년 11~12월호)

지난 호

미국 대선,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가?

김준효 165 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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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통해 자신을 중심으로 이 다양한 극우들과 전통적 공화당 우파(즉 미국 지배계급 주류의 일부)를 한데 묶었다. 그럼으로써 트럼프는 극우와 백인 우월주의를 정치 무대 위로 끌어올리고, 더 지독한 우익들이 자랄 토양을 제공하며, 공화당의 기반을 더 오른쪽으로 확장시켜 주류 정치 전반의 우경화를 촉진한다. 트럼프와 경합하는 민주당 대선 후보 조 바이든이 트럼프의 인종차별을 비판한답시고 ‘흑인들을 총으로 쏴 죽이는 대신에 다리를 쏘면 되겠다’고 말한 것이나, TV 토론에서 트럼프를 공박하면서 무슬림 비하 표현을 들먹인 것은 그 한 사례일 뿐이다.9

설상가상으로, 트럼프가 만드는 “이런 시궁창”은 파시스트들이 활개칠 공간이 된다. “파시스트들은 위기 때문에 극단으로 내몰리는 중간계급과 룸펜 프롤레타리아트로부터, 동시에 결정적으로는 상층 계급의 영향력 있는 일부로부터 지지를 끌어낼 기회를 노릴 수 있다. … 주류 정당들은 스스로 풀어놓은 램프의 거인을 제어하려고 오른쪽으로 이동하지만, 이는 반동적 벨트를 더욱 강화할 뿐이다.”10

바이든과 민주당: 주류의 위기

바이든은 반트럼프 정서에 기대 대선에서 승리하려 하지만 전혀 트럼프의 대안이 되지 못한다. 계급적 기반과 선거 전략 모두에서 그렇다.

바이든의 핵심 선거 전략은 트럼프가 코로나19 대응에 실패하고 인종차별 때문에 반감을 사 제풀에 무너지기를 바라는 것인 듯하다. 그래서 바이든은 구체적인 약속은 거의 하지 않으면서 자신이 트럼프가 아님을 부각하는 데 주력한다.

바이든은 민주당이 대변하는 계급의 이익에 따라 행동한다. 민주당은 미국 지배계급 정당 중 하나다. 그래서 바이든은 자신의 친기업 성향을 숨기려 들지도 않고,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 운동과 의식적으로 거리를 둔다. 바이든은 운동의 “폭력성”을 비난하며 (트럼프를 따라) “법질서 확립”을 앞세웠고,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 운동의 요구에 한사코 반대하는 카멀라 해리스를 부통령 후보로 지명했다. 바이든은 인종차별 철폐 염원에 재를 뿌리고 우파에 호의적 손짓을 보내 “중도표”를 잡으려 하는 듯하지만, 반트럼프 표심과는 멀어지는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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