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호 (36호 2020년 11~12월호)

지난 호

미국 대선,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가?

김준효 165 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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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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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는 미국 자본주의의 정치 체제를 상당히 교란하는 일이 될 것이고, 그 때문에 트럼프는 지배계급 주류의 실질적 반발에 직면할 수 있다. 바로 이를 우려해 트럼프가 패배를 수용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래도 문제는 끝나지 않는다. 트럼프가 지난 4년 동안 쌓은 정치적 영향력을 이용해 퇴임 후에도 공화당 핵심부와 극우를 잇는 가교 노릇을 한다면, 극우의 부상과 주류 정치 전반의 우경화는 계속될 수 있다. 트럼프가 닦은 토양 위에서 제2, 제3의 트럼프가 등장할 수도 있다.

바이든이 승리하면 문제가 해결될까? 적잖은 미국인들과 전 세계 사람들이 트럼프 낙선에 보일 첫 반응은 안도일 것이다.(물론 트럼프의 패배는 즐거워해 마땅한 일이다.) 그러나 바이든은 미국 자본주의·제국주의의 지배자들을 대변하는 자다. 그 때문에 바이든 정부도 체제 위기에 대처하며 인종차별과 노동계급 공격을 강화할 것이다. 이는 미국 사상 최초의 흑인 대통령이었던 버락 오바마 정부 8년 동안에도 벌어진 일이었다.

그런데 그런 공격은 극우가 성장할 토양을 제공하고, 공식 정치 무대의 외곽에 있는 극우 운동이 무대 중앙으로 진출하는 기회를 열어 준다.13 공화당 외곽에서 시작돼 공화당 의원단 상당수를 장악한 ‘티파티’ 운동이 오바마 정부 시기에 시작됐음은 유념할 만하다.

그렇다면 진정한 도전은 어떻게 가능할까? 우선,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 같은 강력한 대중 운동이 계속되는 것이 결정적으로 중요하다. 이 운동이 여름에 지배자들을 겁에 질리게 하고 정국을 주도했던 것을 보면, 그런 일은 결코 불가능하지 않다.

이 운동이 다른 운동들을 고무하고 있다는 점은 좋은 징후다. 대규모 연대 행동으로 극우에 맞서는 운동, 팬데믹 대응 실패의 대가를 노동계급에 전가하지 못하게 요구하는 투쟁이 벌어지고 있다. 일례로,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 운동 발발을 기점으로 노동자들의 비공인 파업이 속출했는데, 거리 시위 규모가 수백만 명 단위로 치솟던 6월 첫 두 주 동안에만 비공인 파업이 약 600건 벌어졌다. 이를 포함해, 미국에서 3월 초부터 반 년 새 비공인 파업이 약 1000건 이상 벌어졌다고 미국 인터넷 언론 〈페이데이 리포트〉는 추산했다(3월 1일부터 5월 31일까지 약 260건, 6월 1일부터 9월 초까지 약 75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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