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호 (36호 2020년 11~12월호)

지난 호

문재인 정부의 낙태죄 유지 법 개정안 논란 ─ 낙태는 왜 여성이 선택할 권리인가?

전주현 123 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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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가 끝내 낙태죄 폐지 염원을 배신했다. 10월 7일 문재인 정부가 형법상 낙태죄를 남겨 두고 낙태 허용 범위만 일부 확대한 형법과 모자보건법의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2019년 4월 헌법재판소가 형법상 낙태죄 조항(제269조 1항, 270조 1항)에 헌법불합치 판결을 내려서 올해 12월 31일까지 낙태죄 관련 법률이 개정돼야 하는 상황이다.

정부는 낙태죄 처벌 조항은 그대로 유지하고 형법에 ‘낙태의 허용 요건’ 조항을 신설했다. 모자보건법 개정안은 낙태를 기간과 사유에 따라 허용한다. 임신 14주까지 낙태는 조건 없이 허용되지만, 임신 15~24주 이내에는 성범죄에 따른 임신이나 사회·경제적 사유가 있는 경우에만 허용된다. 이때 국가 지정 기관에서 상담을 받은 뒤 24시간의 숙려 기간을 거쳐야 한다. 임신 24주 이후 낙태는 지금처럼 금지된다.

형법상 낙태죄가 유지되므로 불법 낙태를 한 여성과 의사는 처벌 대상이 된다. 비록 임신 초기 낙태는 허용되지만, 정부의 법안은 여성의 낙태 선택권을 인정하지 않고 자의적 기준으로 낙태를 규제하며 여성을 통제하는 것이다.

낙태죄가 유지되면 낙태에 대한 도덕적 비난과 낙태한 여성에 대한 낙인 찍기가 계속될 것이다. 법적 요건에 부합하지 않는 기간이나 사유로 낙태한 여성과 의사는 언제든지 처벌받을 수 있다. 불법 낙태를 감행해야 하는 여성들은 안전하지 못한 낙태를 할 위험이 있고 비용도 비싸게 치러야 한다. 법 개정 뒤 단속이 강화되면 처벌받는 여성들이 더 늘어날 수도 있다.

여성의 몸은 여성 자신의 것이므로 여성의 낙태 선택권을 인정해야 한다. 형법의 낙태죄를 즉각 폐지하고 모자보건법의 낙태 규제 조항들도 폐지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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