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호 (34호 2020년 5 ~ 8월호)

지난 호

일반 논문

정체성 정치 ― 차별에 맞서는 효과적인 무기가 될 수 있을까?

정진희 17 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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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노동자 연대〉 322호(https://wspaper.org/article/23065)에 실린 글을 재게재한 것이다.

정체성 정치는 여성·성소수자·인종 차별 등 차별에 맞선 여러 운동에서 널리 수용된다. 오늘날에는 ‘정체성 정치’나 ‘정체성’이라는 단어가 흔히 사용되지만, 이 개념은 1960년대 후반 이후 미국에서 여성·성소수자 운동 등이 부상하면서 널리 사용되기 시작했다.

정체성은 ‘나는 누구인가,’ ‘우리는 어디에 속하는가’라는 물음과 관련 있다. 다시 말해, 정체성은 개인이나 집단이 자신을 자각하는 특징이나 자신에게 특정한 의미를 부여하는 특징이라 할 수 있다.    

정체성 정치를 단순하게 다루는 경우가 흔한데, 사람들이 정체성 정치를 여러 의미로 쓴다는 것에 유의해야 한다. “‘정체성 정치’라는 용어는 1960년대나 1970년대 이후 여러 형태로 사용돼 왔지만, 때때로 상이한 사람들에게 매우 다른 의미로 사용됐다.”(위키피디아)

넓은 의미의 정체성 정치는 특정 정체성에 호소해서 자신을 정당화하는 정치적 행위를 가리킨다. 진보·좌파 세력만이 아니라 우파도 정체성 정치를 활용할 수 있다. 미국이나 유럽의 우파들이 인종차별을 정당화하고자 백인 정체성 운운하는 것이 그 예다. 이때 허구적 관념이 사용되며(“이주민 때문에 토박이 백인이 위협받는다” 등), 사회에서 천대받는 집단의 정체성을 비난하는 주장이 나타난다(“무슬림 정체성이 사회 통합을 저해한다” 등).

좁은 의미의 정체성 정치는 차별받는 집단이 자신의 특수한 정체성을 기초로 건설하는 운동의 전략이나 조직 방식을 뜻한다. 이 글에서 다루는 정체성 정치도 이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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