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호 (34호 2020년 5 ~ 8월호)

지난 호

쟁점:현재의 이슈들

기후 위기, 자본주의, 그린뉴딜

정선영 93 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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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정부의 그린뉴딜은 기후 위기를 해결하는 데도,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는 데도 턱없이 부족하다. 이번 3차 추경에서 정부가 그린뉴딜에 배정한 예산은 1조 4000억 원에 불과하다. 파산 위기에 내몰린 두산중공업을 지원하는 데 정부가 투입한 돈만 해도 3조 6000억 원에 달하는데도 말이다. 기후 위기 대처가 얼마나 후순위인지 알 수 있다. 

게다가 문재인 정부가 발표한 그린뉴딜의 내용은 정부가 직접 공공사업을 늘리는 방향이 아닌 시장과 기업 육성에 그 강조점이 있다. 그래서 탄소 배출 기업 규제는 빼놓은 채 재생에너지 산업에서 관련 기업을 육성하겠다는 등의 내용이 담겼다. 이는 사실상 전력 생산을 더한층 민영화하겠다는 계획이기도 하다. 즉, 민간 기업들이 태양광이나 풍력 같은 재생에너지를 생산하게 하고, 이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정부가 규제완화를 하겠다는 계획이다. 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출신으로 이번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된 양이원영 씨가 공공연하게 밝힌 방안이다.

그러나 민간 기업을 육성해 시장 원리에 따라 재생에너지를 공급하는 것으로는 기후 위기 대처를 위한 대대적 에너지 전환을 이루기 어렵다. 오히려 민영화 정책은 요금 인상 등의 폐해를 낳을 것이다. 이런 방식으로는 일자리 창출도 제대로 되기 어려울 것이다.

게다가 문재인 정부는 환경 파괴적인 정책도 서슴지 않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공약을 어기고 화력발전소를 신설하고 있다. 이것도 마찬가지로 민간 대기업들이 화력발전소를 건설하는 민영화 방식으로 추진하고 있다. 화력발전을 해외로 수출하고 있기도 하다. 산림 개발 규제나, 식수원 근처 공장 규제 등 환경 규제들도 완화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이와 같은 위선은 이명박 정부가 2008년에 표방했던 녹색 성장 정책과도 비슷하다. 청와대 대변인 스스로도 문재인 정부의 그린뉴딜은 이명박 정부 시절의 녹색 성장을 “지금 시대에 맞게 강화한 업그레이드 버전”이라고 했다. 기후 위기와 경제 위기 대처 모두 시장경제에 충실한 방식을 따르다 보니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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