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호 (34호 2020년 5 ~ 8월호)

지난 호

쟁점:현재의 이슈들

기후 위기, 자본주의, 그린뉴딜

정선영 93 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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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위기에 대응하는 문제에서도 국가는 마찬가지 한계에 부딪히고 있다. 물론 일부 정부 인사들은 체제의 안정성을 위해서도 기후 위기에 대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화석연료에 기반한 산업들의 수익성이 급격히 떨어질 경우 경제 전체가 심각하게 악화될 수 있기 때문에, 제대로 된 조처를 취하지 못하고 있다.

국내의 일부 좌파는 제러미 코빈과 버니 샌더스의 그린뉴딜이 자본주의 “체제 전환 전략”이라고 본다.5 <참세상>에서 홍석만 씨도 “그린뉴딜을 통해 생산의 사회화를 달성”한다면 “자연 침해를 종식”하는 사회를 건설할 수 있다고 했다.6 국유화와 공공투자 등 국가 개입을 통해 ‘사회주의’를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하다 보니(좌파적 사회민주주의) 그린뉴딜 같은 정책을 확대해 사회주의에 이룰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그러나 설사 한 나라의 대기업 상당수를 국유화한다 할지라도 세계 경제가 여전히 자본주의 체제라면 그 국민경제는 이윤과 축적 그리고 경쟁 논리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다. 다른 국가와의 경제적·군사적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결국 노동력 착취를 통해 이윤을 더 뽑아내야 한다는 압력을 받을 것이기 때문이다.(사실 이는 서방 제국주의 국가들과의 군사적 경쟁 압박에 시달리며 자국 노동자들을 착취하고 무분별한 환경 파괴를 벌였던 소련과 같은 국가자본주의 국가들의 경험을 통해서도 알 수 있다.)

물론 사회변혁노동자당의 동지들은 사회주의를 말할 때 국유화 등과 함께 “민주적 통제”도 필요하다고 언급한다. 그러나 기존 국가기구를 활용하는 것과 노동자들이 사회를 민주적으로 통제하는 것이 과연 조화를 이룰 수 있을까?

실제 역사의 경험은 그렇지 않다는 것을 보여 준다. 1917년 러시아에서 혁명이 나서 노동자들이 민주적으로 사회를 운영할 소비에트라는 노동자 권력 기구를 건설했을 때 자본가들과 권력자들은 기존 국가 기구를 이용해 노동자 권력 기구를 분쇄하려 했다. 이에 맞서 노동자와 병사들이 기존 자본주의 국가 기구를 분쇄하고 소비에트를 바탕으로 완전히 새로운 노동자 국가를 건설했을 때에야 혁명이 성공할 수 있었다. 당시 기존 국가 기구를 활용해 사회주의를 건설할 수 있다는 환상을 가졌던 여러 좌파 세력들은 노동자와 자본가의 충돌을 절충적으로 봉합하려 들며 결국 반혁명의 길로 빠져들었다. 그래서 레닌은 《국가와 혁명》에서 자본주의 국가를 인수할 수 없고 분쇄해야 한다고 그토록 강조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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