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호 (34호 2020년 5 ~ 8월호)

지난 호

쟁점:현재의 이슈들

기후 위기, 자본주의, 그린뉴딜

정선영 93 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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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서구에서 기후 위기를 해소하기 위한 투쟁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제기됐다. 2018년 8월 스웨덴 청소년 그레타 툰베리의 발의를 계기로 유럽연합과 미국 등지에서 청소년들이 앞장서 기후 위기의 해결을 촉구하며 수업을 거부했고, 건물과 거리를 점거하는 행동도 벌어졌다. 이렇게 유럽연합의 청소년들이 촉발한 시위는 지난해 9월 150개 나라에서 400만 명이 참가하는 시위로 발전했다.

이 운동에서 인기 있는 구호는 “기후 변화가 아니라 체제 변화!”였다. 물론 “체제 변화”라는 구호는 운동 참가자들이 서로 다르게 해석할 수 있다. 그럼에도 적지 않은 사람들이 자본주의 체제의 문제를 인식했고, 자본주의 체제를 바꾸는 급진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여겼다.

이런 운동을 배경으로 2018년 미국 민주당 하원의원이자 미국 민주사회당DSA의 일원인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가 그린뉴딜 법안을 제안했다. 그리고 이듬해 당시 미국 민주당 대선 예비 후보 버니 샌더스가 그린뉴딜을 공약으로 발표해 세계적으로 이목을 끌었다. 제러미 코빈 당시 영국 노동당 대표도 기후 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녹색산업혁명’ 정책을 발표했다.

주류 사회민주주의(버니 샌더스, 오카시오-코르테스) 또는 좌파적 사회민주주의(제러미 코빈) 정치인들이 운동의 요구를 반영해 그린뉴딜을 제안한 것은 좋은 일이다. 그들의 제안은 기후 위기를 막을 시급한 조처의 필요성을 공식 정치의 의제로 올려놓는 데에 기여했다. 탄소 배출 없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대규모 국가 투자와 동시에 양질의 일자리를 대규모로 창출해 불평등을 해결해야 한다는 공약에는 지지할 만한 내용들이 많다.

그럼에도 그린뉴딜이 개혁주의 정치인들의 선거 공약으로 채택되는 과정에서 애초에 존재했던 급진적 요소들이 삭감된 측면이 있다. 그들은 그린뉴딜을 통해 “체제 대전환”을 이루겠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자본주의 체제의 변화보다는 탄소 중심 에너지 체제의 변화에 강조점이 놓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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