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호 (34호 2020년 5 ~ 8월호)

지난 호

쟁점:현재의 이슈들

기본소득 ― 복지국가의 21세기 대안이 될 수 있을까?

장호종 11 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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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상대적 고소득 노동자들은 오히려 실질소득이 줄어든다. 강남훈 교수는 간접세(부가가치세) 인상 때문에 노동자들이 임금 인상을 요구할 가능성에 대해 “노동조합은 기본소득을 받으니 임금인상을 요구할 명분이 없[다]” 하고 말했다.17 기본소득을 위해서라면 조직 노동자들도 자신들의 이익을 내세우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한 셈이다.

또한 기본소득당이 근로소득에는 15퍼센트의 세율을 ‘추가’하면서 법인세는 ‘현재 세수의 15퍼센트’만 부과하는 것은 기업 부담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92조 원에 이르는 국토보유세를 걷겠다고 하는데, 이재명 지사와 마찬가지로 자본가들의 저항을 어떻게 극복할지에 대해서는 대안이 없다. 민주당의 위성정당에 합류해 국회에 진출한 용혜인 의원의 행보에 비춰 보면 민주당의 안으로 입안되는 과정에서 더 크게 후퇴해 기본소득 액수가 낮아질 가능성이 크겠지만 말이다.

셋째, 정책실험실을 지향하는 ‘랩2050’의 안18을 살펴보자. 그 연구소의 이원재 대표 자신이 기본소득 연구자다. 이원재 대표는 한겨레 기자와 한겨레경제연구소장을 역임해 진보파 측에도 잘 알려져 있는 인물이다. 그는 미국 MIT에서 경영학 공부를 하고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을 지내기도 했다. 희망제작소 소장, 여시재19 기획이사를 지냈고, 현 정부에서는 대통령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위원을 맡고 있다.

랩2050의 안은 2021년 기준으로 매달 30만 원씩 지급하고 추가 세원을 만들지는 않는다. 소득세 비과세·감면 등을 모두 폐지하고, 유류세 감면 조처 등 노동자들의 소득 보전용 세제 혜택도 폐지한다. 지자체가 지급하는 각종 수당도 모두 폐지한다. 2021년 30만 원으로 시작해 2028년 50~65만 원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연소득 4700만 원을 기준으로 그 아래층은 내는 돈보다 받는 돈이 많도록 설계했다고 한다.

△표 3 기본소득당의 기본소득안(2020년 총선 공약에서)

랩2050 안은 기업주와 부자들에게 추가 증세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가장 온건한 안이라 할 수 있다. 사실상 상대적 고소득 노동자들의 부담을 대폭 늘려 저소득 노동자와 청년 실업자들을 지원하는 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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