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호 (34호 2020년 5 ~ 8월호)

지난 호

쟁점:현재의 이슈들

기본소득 ― 복지국가의 21세기 대안이 될 수 있을까?

장호종 11 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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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1 이재명의 기본소득안(이재명 페이스북 페이지 등. 2020년)
△표 2 이재명의 2017년 대선 공약 중 기본소득안

둘째, 기본소득당의 안15은 매달 60만 원 지급이다. 당연히 대규모 증세가 수반된다. 거기에는 국토보유세 같은 부유세도 있지만, 근로소득과 종합소득의 15퍼센트를 사회세로 추가 징수하는 안도 포함된다.

단순하게 계산해 봐도, 월소득 400만 원이 넘으면 받는 돈(기본소득)보다 세금으로 내야 할 돈이 더 많다. 다만, 가구 구성원이 많아지면 그 수에 비례해 기본소득 수입이 늘어나므로 이익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소득세 비과세·감면 조처도 모두 폐지하므로 노동자들 중 가처분 소득이 60만 원 늘어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지금은 전체 노동자의 절반 가까이가 소득이 면세점 아래여서 소득세를 내지 않는다. 그래도 탄소세 등 간접세를 추가 징수하므로 실제 소득은 더 줄어든다.

강남훈과 김교성 등 기본소득한국네트워크 소속의 여러 연구자들과 정치경제연구소 ‘대안’의 금민 소장 등의 아이디어는 대부분 기본소득당의 안으로 반영돼 있다.

기본소득당 안의 핵심 문제는 정작 기초생활보호 대상자들의 처지에서는 나아지는 게 거의 없다는 점이다. 기본소득을 받는 대신 기초생계급여 등 다른 사회부조 제도들을 폐지(통합)하기 때문이다. 기본소득은 개인별로 지급하므로 가구 구성원이 많은 경우는 가구 소득이 지금보다 좀 늘어날 것이다. 현재 기초생계급여는 가구 구성원 수에 정비례해서 늘어나지 않는다.16

기본소득당의 안은 현재 제시된 모든 안들 중에 기본소득 액수가 가장 크다. 그럼에도 60만 원은 지속적으로 생계를 꾸려 나아가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2018년 국민연금연구원이 중고령자를 대상으로 조사해 발표한 보고서를 보면, 노후에 평범한 생활을 유지하려면 개인은 월 153만 7000원, 부부는 월 243만 4000원이 필요하다. 하물며 사회 생활이 활발한 연령층에서는 더욱 부족할 것이다. 고용보험 가입 이력이 없는 청년 실업자들과 일부 저임금 노동자들에게는 그나마 없는 것보다는 도움이 되겠지만, 기본소득 취지를 충족하기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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