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호 (34호 2020년 5 ~ 8월호)

지난 호

쟁점:현재의 이슈들

기본소득 ― 복지국가의 21세기 대안이 될 수 있을까?

장호종 11 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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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1984년 3월 벨기에 루뱅대학교와 가까운 한 연구자 그룹과 노동조합 활동가들이 조건 없는 기본소득에 대한 도발적인 시나리오를 ‘샤를푸리에그룹’7이라는 집단 필명으로 출판했다. 샤를푸리에그룹은 이 시나리오로 노동의 미래를 논하는 시합에 참여해서 상을 받았고, 1986년 9월 벨기에 루뱅 신시가지에서 몇몇 나라의 조건 없는 기본소득 지지자들이 모인 바로 그 첫 모임을 조직했다 ... 참가자들은 ... 기본소득유럽네트워크(BIEN)를 출범시키기로 결정했다. 2006년 10월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대학에서 열린 대회는 새롭게 창설된 전 세계적 네트워크[기본소득지구네트워크]가 유럽 바깥에서 개최한 첫 번째 대회였다.”8

좌파적 기본소득론의 스페인측 대변인 다니엘 라벤토스9에 따르면, “기본소득은 모든 사회 구성원 혹은 거주자 개인에게, 유급고용에 참여하고자 하는 의지 여부와 관계없이, 가난하든 부유하든 따지지 않고(개인의 다른 수입원과 독립적으로), 가정이라는 영역 내의 동거 형태와 무관하게 국가에 의해 주어진다.”

한편, 우파적 기본소득의 기원은 대체로 밀턴 프리드먼으로 여겨진다. 그는 대표적인 신자유주의 경제학자로 1962년에 쓴 《자본주의와 자유》에서 ‘음의 소득세’를 제안했다. 그 저작의 골자인즉, 4인 가족 연간 소득 7200달러를 기준으로 그 이하인 사람들에게 7200달러에서 부족한 액수의 50퍼센트를 정부가 지원하자는 것이다. 그렇게 하면, 모든 가정에 최소 연간 3600달러(현재가치 한화로 1200만 원)의 소득을 보장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공적부조를 모두 폐지하고 공무원 수를 대폭 줄일 수 있다고 밀턴 프리드먼은 주장했다.

세계은행이 발행한 《세계개발보고서 2019》는 노동규제 완화와 최저임금 삭감, 노동유연성 확대 등 신자유주의 프로그램을 뒷받침하기 위한 제도로서 기본소득을 지지한다. 이 보고서는 간접세(부가가치세)를 재원으로 하고 기존 공적부조를 삭감하는 것을 전제로 기본소득 도입을 고려하라고 권고한다.

양재진 교수는 우파적 기본소득론을 다음과 같이 요약한다. “우파는 기본소득이 사회보장제도의 중첩성, 파편성, 관료주의화로 인해 발생하는 막대한 행정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본다. 그리고 일정한 소득을 주면서 자산조사로부터 해방시켜 주면, 공적급여를 받기 위해 저임금 근로를 회피하고 공적 부조에 안주하는 빈곤의 덫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와 더불어 개인의 자유와 시장의 활성화도 기대한다.”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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