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호 (34호 2020년 5 ~ 8월호)

지난 호

쟁점:현재의 이슈들

기본소득 ― 복지국가의 21세기 대안이 될 수 있을까?

장호종 11 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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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X21

전국민고용보험 vs 기본소득?

박원순 시장은 기본소득보다 전국민고용보험이 시급하다며 이재명의 기본소득안에 제동을 걸었다. 당장 실업에 빠진 사람들에게 집중해야 한다는 주장인데, 재원이 한정돼 있다는 이유에서다.

재원이 한정돼 있다는 주장은 우파와 기업주들이 좋아할 만한 얘기다. 물론 더 어려운 처지에 있는 사람들에게 더 많은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는 말 자체는 옳다. 앞서 살펴본 것처럼 기본소득은 그런 구실을 하지 못한다. 실업이나 미취업 상태의 사람들에게는 최저생계비도 안 되는 기본소득이 아니라 온전한 생계비 지원이 필요하다.

그러나 박원순 시장이 지지하는 전국민고용보험이 그런 구실을 할지는 의문이다. 그의 당인 민주당은 슬쩍 얘기를 꺼냈다가 주워 담았다. 오히려 한정애 의원은 20대 국회에서 제출한 안에 비해서도 한참 후퇴한 법안을 상정했고, 정부도 특수고용 노동자의 절반 이상을 배제하는 고용보험법 개정안을 개혁이랍시고 준비하고 있다. 또, 그 비용을 노동자들에게 전가한다면 기본소득에 대한 박 시장의 비판도 그저 위선에 불과하게 된다.

사실 박원순 시장도 오래전부터 기본소득을 지지하고 자신이 앞장서 구현하려 한다고 주장해 온 사람이다. 그런데 갑자기 재원 문제를 이유로 기본소득과 전국민고용보험을 대립시키는 것은 경제 침체 상황에서 겨우 1년 반 뒤에 치러지는 대통령 선거를 의식해 좀 더 온건한(‘합리적인’) 이미지를 부각시키려는 기회주의적 처신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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