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호 (34호 2020년 5 ~ 8월호)

지난 호

쟁점:현재의 이슈들

흑인 해방은 어떻게 가능한가 ― 미국 흑인 해방 운동을 중심으로

김준효 165 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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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문에 트럼프 같은 유별난 개인들뿐 아니라 자본주의 사회의 지배층 일반이 (정도·양상은 조금씩 달라도) 인종차별을 조장한다. 체제 자체가 인종차별에 맞춰 구축돼 있다.(즉 인종차별은 그저 편견이나 음모가 아니다.) 흑인들은 교육 기회가 훨씬 적고, 취업할 일자리도 더 적으며, 훨씬 더 강력한 처벌을 받는다. 노동자 집단 사이에 극복될 수 없는 선천적 차이가 있다는 관념을 정당화하는 온갖 인종적 편견들이 교육·언론 등 수많은 수단으로 유포된다.(반면 그들의 이해관계가 같다는 주장은 거의 없다.)

하지만 인종차별이 아무런 저항 없이 받아들여진 것이 아니었다. 20세기 초 미국 흑인 사회주의자 허버트 해리스가 지적했듯, “인종차별이 변치 않는 인간 본성이라면 인종 분리 정책 같은 걸 만들어 인종차별을 주입하지 않아도 됐을 것이다.”

전사前史

미국이 건국한 지 한 세대도 지나지 않은 1800년, 흑인과 백인이 단결한 노예 항쟁이 분출했다. 당시 이들은 프랑스 혁명의 기치인 자유·평등·박애를 걸고 싸웠다. 이런 투쟁들은 영웅적이었지만 노예제를 사수하고자 한 지주들에 의해 패배했다.

흔히 노예 해방 전쟁이라고 알려진 미국 남북전쟁은 갓 개척된 서부에서 임금 노동 방식과 대농장 노예 노동 방식 중 무엇이 더 효과적인 착취 수단일지를 둘러싼 것이었다. 미국 북부의 지배자들은 전쟁에서 승리하려면 남부의 노예 기반 사회를 분쇄해야 한다고 판단하고 노예제 자체를 공격했다. 그 때문에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었다.

전후 커다란 위기에 빠진 미국 남부에서 흑백의 온전한 평등을 요구하는 급진 공화주의 운동이 분출했다. 남부의 피지배 계급이었던 흑인과 가난한 백인 소작농들이 이 운동의 핵심이었다. 이 운동은 국가 앞에 만인이 평등하다는 공화주의에 기반해 인종 평등한 사회 체제, 소작농 부채 탕감 등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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