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호 (34호 2020년 5 ~ 8월호)

지난 호

쟁점:현재의 이슈들

흑인 해방은 어떻게 가능한가 ― 미국 흑인 해방 운동을 중심으로

김준효 165 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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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종차별은 미국 산업 자본주의의 성장과도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였다. 미국은 세계 곳곳에서 온 이주 노동력을 흡수하며 성장했는데, 지배계급은 독일·동유럽·아일랜드·남유럽·아시아·라틴아메리카에서 노동력이 대거 이주할 때마다 인종차별을 동원해 ‘토박이’ 노동자들과 이주노동자를 분열시켰다.

흑인은 18~19세기 미국 노동시장에서 최하위·미숙련 부문이었고, 흔히 백인 노동자의 대체 인력으로 활용됐다. 심지어 흑인은 파업 파괴자로 이용되기도 했다. 저항에서 패배한 백인 노동자 일부는 패배의 이유가 흑인 때문이라고 생각해 인종적 적대감을 키웠다. 이 역시 자본가들에게 득이 됐다.

이는 특히 경제 불황기에 두드러졌다. 지배자들은 경제 위기의 고통을 노동 대중에 전가하기를 바랐다. 그래서 인종차별을 이용해, 책임을 떠넘길 대상을 만들어 냈다.(“너희의 삶이 파괴된 것은 외부에서 온 인종 때문이야. 그러니 우리 인종의 것을 빼앗는 자들을 배척해야 해.”) 이런 패턴은 인종차별을 심화시키고 극우의 부상을 낳았다.3

둘째, 인종차별은 세계 자본주의 체제 안에서 국가간 경쟁(제국주의)을 뒷받침하는 중요한 이데올로기로 이용돼 왔다. 인종차별은 19세기 제국주의 시대에 가장 정교하게 구체화됐고, 이후 지금까지 제국주의 국가들이 전쟁을 정당화하는 논리로 널리 이용되고 있다. 미국뿐 아니라 모든 자본주의 국가가 인종차별을 고수하는 이유 중 하나다.

최근의 대표적 사례가 무슬림 인종차별이다.4 특히 21세기 서구의 제국주의를 인종차별과 떼어내어 보는 것은 불가능하다. 미국 정치인들은 공화·민주 양당 모두 중동에서의 전쟁을 정당화하기 위해 무슬림 인종차별을 적극 부추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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