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호 (34호 2020년 5 ~ 8월호)

지난 호

쟁점:현재의 이슈들

흑인 해방은 어떻게 가능한가 ― 미국 흑인 해방 운동을 중심으로

김준효 165 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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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종차별의 등장과 유지

인종차별에 대한 가장 간단한 정의는 ‘피부색 등 바꿀 수 없다고 여겨지는 특성에 근거한 체계적 차별’이다. 그리고 널리 알려져 있듯, 인종차별은 17~18세기의 자본주의 발전이라는 아주 특수한 사회 현실을 배경으로 생겨났다.

자본주의 사회는 형식적·법적으로 ‘자유롭고 평등’하기 때문에 예속 노예에 의존하는 것은 모순이었다. 하지만 ‘굶어 죽을 자유’가 있는 노동자들이 ‘자유롭게’ 도망치면 생산력 증대를 뒷받침할 수 없었다. 그 때문에 미국 남부의 대농장주들은 ‘노동자보다 더 낮은’ 존재를 만들어냈다.

카를 마르크스는, 이데올로기가 그저 편견(허위의식)임을 설명하는 것만으로는 충분치 않고 그 사회적 토대를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어떤 필요를 충족시키는지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프리카인에 대한 노예화를 정당화하는 논리로 시작된 인종차별은 산업 자본주의 시대에도 유지됐다. 이를 위해 지배계급은 집요하고 의식적으로 노력했다. 크게 두 가지 필요에서였다.

첫째, 자본가들은 인종차별로 인종이 서로 다른 노동자 집단들에게 바닥을 향한 임금·노동조건 경쟁을 조장했다. 실제로는 처지가 비슷한 노동자 집단 사이에 마치 ‘극복될 수 없는’ 듯한 장벽을 만들어, 노동자들이 단결하기 어렵게 한 것이다.

자본주의 체제는 인종차별로 ‘백인’ 노동계급을 ‘타자他者’와 분리시켜 막대한 이득을 얻는다. 인종차별은 흑인뿐 아니라 백인 노동자들도 자신의 임금과 노동조건을 개선할 능력을 제약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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