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호 (34호 2020년 5 ~ 8월호)

지난 호

쟁점:현재의 이슈들

흑인 해방은 어떻게 가능한가 ― 미국 흑인 해방 운동을 중심으로

김준효 165 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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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는 지배계급 일부의 인종차별적 공격을 받았지만, 그 자신도 중동 전쟁을 계속하며 무슬림 인종차별을 이용했다. 그가 흑인이라는 점은 부차적이었다.

오바마 임기 동안 흑인에 대한 인종차별은 오히려 심해졌는데, 흑인과 백인 사이의 빈부 격차뿐 아니라 흑인 간 소득 격차도 커졌다. 흑인 대통령 정권 하에서 부유한 흑인들은 더 부유해지고 가난한 흑인들은 더 가난해졌다. 흑인 하위 소득 계층의 실질 소득은 2007~2015년에 오히려 줄었다. 경찰의 흑인 살해도 오바마 정부를 거치며 오히려 늘었는데, 이는 오바마 정부 시기 경찰에 대한 군용 무기 지급이 폭증한 것과도 연관이 있었다.

흑인 정치인들이 국가를 견인하리라는 기대는 실현되지 않았다. 이는 인종차별이 유별난 개인이나 단체의 ‘일탈’이 아니라 자본주의의 본성에 뿌리박힌 문제이기 때문이었다. 자본주의는 분열 지배 전략에 의존해 존속하기 때문에 각종 차별을 부추길 수밖에 없다. 그런데 그 지배 전략을 집행하는 핵심 주체가 국가다. 따라서 선의의 흑인 공직자가 자본주의 국가 기구에 소수의 개혁을 펼치고 더 나은 교육을 해서 체제가 인종차별을 버리게 할 수 없다.

이 때문에 흑인을 공직에 진출시키는 것이 차별받는 사람들을 위한 해결책이라는 생각에 깊은 균열이 생겼다. 체계적 인종차별에 맞서려면 대중 스스로가 나서야 한다는 생각이 다시 강화됐다. 지금 벌어지는 운동에서 평등권 운동의 급진주의가 다시 주목받는 이유다.

대안

맬컴 엑스는 1964년에 이렇게 지적했다. “인종차별 없는 자본주의는 불가능하다.” 그리고 마틴 루서 킹은 1967년에 이렇게 주장했다. “인종차별, 경제적 착취, 군사주의란 병폐들이 서로 모두 연결돼 있음을 알아야 한다. … 나머지를 그대로 둔 채 그 중 하나만 제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즉 인종차별에 맞서는 문제는 인종차별을 만들고 유지시키는 자본주의에 맞서는 것과 연결돼 있다. 그 때문에, “인종차별의 강도를 결정하는 데 결정적 요소는 계급투쟁의 수위”9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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