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호 (32호 2020년 1~2월호)

지난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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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시적 군사 경제

최일붕 51 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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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치 체제와 스탈린 체제 하에서 고립과 고통을 당해 온 트로츠키주의자들은 “심리적으로 기적을 믿어야 하는 처지였다.”7 실제 상황을 정면으로 대하기에는 그들은 너무나도 고통스러웠다. 대표적인 정설파 트로츠키주의자 에르네스트 만델은 여러 해 동안 장기 호황의 현실을 부정하다가 1964년에는 위기로의 경향이 거의 사라진 ‘신자본주의’라는 개념을 내놓았다.8

호황과 위기를 모두 설명한 토니 클리프

그러나 1974년에 심각한 공황이 찾아왔다. 케인스주의자들은 심각한 혼란에 빠졌다. 그들은 대학과 언론과 기업인 단체에서 순식간에 완전한 비주류로 전락했다. 머지않아 신자유주의가 득세하기 시작했다.

마르크스주의자들은 자신들이 옳았음이 입증됐다고 좋아했다. 하지만 그 전 30년간의 장기 호황에 대해 설명하지 못하던 ‘근본주의자들’이 갑자기 신뢰를 얻기는 힘들었다. 그러나 호황에 대해 설명하려 노력해 온 ‘수정주의자들’이 일찍부터 있었다. 그들은 ‘영구 전쟁 경제’론자들로 불렸던 오크스/밴스와 토니 클리프였다.

클리프의 영구 군비 경제 이론은 그의 국가 자본주의 이론에서 도출된 것이다. 앞서 나는 소련이 서방과의 군사적·경제적 경쟁을 위해 영구 군비 경제 체제로 돌입한 최초의 경제라고 지적한 바 있는데, 이처럼 국가 자본주의와 영구 군비 경제는 서로 밀접한 관계가 있다. 따라서 그 이론들도 서로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이다. 소련을 이해하는 것이 서방 경제를 이해할 수 있는 열쇠였다.9

국가 자본주의에 의한 영구 군비 경제가 세계 자본주의 체제의 주요 나라들 사이에서 일반화된 이후 30년 동안 자본주의는 장기 호황을 누렸다. 이것은 고전적 자본주의의 정기적 경기 변동 주기와 완전히 다른 것이었다. 왜 영구 군비 경제의 상황이 이렇게 달라졌는지 이해하기 위해 고전적인 경제 위기의 원인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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