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호 (32호 2020년 1~2월호)

지난 호

서평

《마르크스 캐피탈 리딩 인트로》, 에르네스트 만델, 이매진 ─ 《자본론》의 개념을 제대로 이어가기 위해 필요한 논점들

정선영 93 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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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마르크스가 살던 시대에는 선진 자본주의 국가들이 자본주의 발전이 이뤄지지 않았거나 더딘 후진국들을 수탈해 경제적 이득을 얻는다는 설명이 유효했다.6 그러나 제국주의 경쟁이 격화하면서 제국의 비용은 직접적인 물질적 이익보다 더 커졌다. 예를 들어 “1940년대 또는 1950년대의 어떤 단계에도 미국의 총 해외투자(그 투자에 대한 훨씬 작은 수익은 말할 것도 없고)는 미국의 군비 지출을 초과하지 않았다. 한국전쟁 발발 이전의 ‘군비 축소’ 기간에도 “군사비는 총계가 1년에 약 150억 달러에 달했다. 그러므로 그것은 사적 자본 수출 총액의 25배에 달할 뿐 아니라, 또한 해외 원조 총액의 몇 배에 해당했다.’”7

또한 제국주의 국가들의 경쟁 지역은 이미 레닌이 살던 시대에도 농업 지역이 아니라 공업 지역에 집중되는 경향이 있었다. “제국주의의 특징은 단지 농업 지역뿐 아니라 심지어 공업이 가장 발달한 지역조차 병합하려고 애쓴다는 점이다(독일은 벨기에를 탐내고 프랑스는 로렌을 탐낸다).”8

이와 같은 자본주의의 변화를 설명하기 위해서는 마르크스 사후에 이론의 발전이 필요했다. 그래서 제1차 세계대전의 시기에 레닌과 부하린은 제국주의론을 발전시킨 바 있다.

레닌과 부하린의 제국주의론의 핵심은 다음과 같다. 자본주의에서는 자본들 간의 경쟁 과정에서 자본의 집적과 집중이 심화되며 그 규모가 커진다. 이는 소수 대기업이 국가 경제를 좌우하는 수준으로까지 발전하며 국가와 자본의 이해관계가 융합되고, 이에 따라 자본들 간의 경제적 경쟁은 국가들 간의 정치·군사적 경쟁으로까지 발전한다는 것이다.

만델의 설명과 비교해, 이와 같은 제국주의론은 제국주의를 선진국 대 후진국의 구도로 보는 것이 아니라 제국주의 국가 간 갈등을 핵심 동학으로 보게 한다는 점에서 강점이 있다. 실제 20세기 초에 강대국들이 식민지 지배 경쟁을 벌인 배경에는 제국주의 국가 간의 경쟁이 중요한 동학으로 작동했다. 식민지를 하루 빨리 확대하지 않으면 다른 국가와의 경쟁에서 뒤처질 것이라는 압박이 제국주의 국가들이 더욱 경쟁적으로 군사몰이를 하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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