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호 (32호 2020년 1~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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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마르크스 캐피탈 리딩 인트로》, 에르네스트 만델, 이매진 ─ 《자본론》의 개념을 제대로 이어가기 위해 필요한 논점들

정선영 93 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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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만델은 이윤율 저하 공황론이 공황을 생산 영역에만 너무 한정해 설명한다고 비판한다. 물론 구체적인 공황을 분석하려면 유통이나 금융 영역 등을 종합적으로 봐야 할 것이다. 그러나 이윤율 저하 경향을 공황의 핵심 원인으로 설명하는 논자들이 모두 그런 구체적이고 종합적인 설명을 기각했다고 볼 수 없다.24

그럼에도 생산 영역에서 공황의 핵심 원인이 발생한다는 것은 충분히 강조할 만한 중요성이 있다. 그것은 자본주의 체제가 국가의 개입으로 불균형을 개선하거나, 소비를 부양하는 수준으로 고쳐 쓸 수 없는 체제라는 것을 보여 주기 때문이다. 마르크스가 지적했듯 “자본주의적 생산의 진정한 한계는 자본 그것25이다.

이 외에 더 깊이 다루지는 않겠지만, 이 책에는 개념적으로 모호하거나 잘못 서술된 부분들이 있다. 만델은 마르크스의 노동가치이론을 서술하면서 상품의 가치를 “추상적 인간노동” 또는 “사회적으로 필요한 추상적 노동량”이라고 규정한다. 그런데 이를 보다 명료하게 “사회적으로 필요한 노동시간”26이라고 규정하지는 않는다. 마르크스는 《자본론》 1권에서 “가치로서는 모든 상품은 일정한 크기의 응고된 노동시간에 불과하다”고 매우 명료하게 서술했다.27 이런 내용을 소개하지 않는 것은 다소 의아하다.

또 생산적 노동과 비생산적 노동을 정의할 때 만델은 비물질 재화를 생산하는 것을 비생산적 노동에 포함시킨다. 그러나 마르크스가 학교를 운영해 이윤을 내는 기업에 고용된 교사를 생산적 노동자라고 정의했던 것에 비춰 볼 때 만델 식의 정의가 마르크스의 개념을 제대로 설명하는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게다가 그런 정의는 현실의 자본주의를 분석하는 데 유용하지도 않다.

만델은 독점 부문의 이윤율이 따로 존재한다는 생각을 부분적으로 받아들인다. “두 개의 평균 이윤율(하나는 독점 생산 부문들에서 형성되고, 다른 하나는 비독점 생산 부문들에서 형성된다)이 일정한 시간-주기 동안 같이 공존한다.”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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