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호 (32호 2020년 1~2월호)

지난 호

쟁점:지금의 이슈들

서평 《공정하지 않다 ― 90년대생들이 정말 원하는 것》, 박원익·조윤호 지음, 지와인 ─ 20대 속죄양 삼기에 맞선 진보 청년들의 합리적 반론

최미진 9 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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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들은 윗 세대가 청년 세대를 착취한다거나 윗 세대가 청년들에게 양보해야 한다는 주장은 양쪽 모두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이런 주장은 기성세대 내 불평등을 은폐하고, 정작 청년들이 겪는 고통은 해결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저자들은 임금피크제나 쉬운 해고 등 정부와 사용자들이 추진하는 노동개악에 반대한다. 

그간 진보·좌파 내에서 고령·고숙련·정규직 노동자 조건 방어에 소극적인 경향이 커지고 정규직 양보론이 득세해 왔다. 이것이 노동자들의 계급적 연대를 해칠 것을 우려해 온 서평자는 이 책의 논조가 반갑다. 〈노동자 연대〉는 나이, 고용 형태, 노동 조건 등이 달라도 노동자들은 같은 계급으로 연대할 수 있고 공통의 이익을 위해 그래야 함을 역설해 왔다. 그리고 이를 체계적으로 설명하려 노력해 왔다.4

청년 문제를 성별 대립 구도로 보는 관점에 대한 반론도 설득력 있다. 저자들은 이 대립 구도의 문제를 남성 청년들이 느끼는 불공정함과 연결시킨다. “젊은 남성들의 눈에 지금의 페미니즘 담론은 가부장제를 없애려고 하기보다 젊은 남성들에게 죄의식과 잠재적 가해자 프레임을 뒤집어씌우려 드는 대표적인 불공정 담론이다.”(83쪽)

공동의 문제

저자들은 남녀 임금 격차나 성별 분업, 임신·출산에 따른 경력단절, 여성 대상 범죄 등 여성 차별의 현실을 결코 간과하지 않는다. 남 대 여 구도의 급진적 페미니즘이 여성 차별을 남성 개개인의 의식 탓으로 돌리는 것과 달리, 저자들은 여성 차별이 사회구조적 원인에서 비롯한다고 지적한다. 이것은 남녀 청년 노동자가 공히 겪는 문제이자 함께 해결해야 하는 문제라고도 지적한다.

가령, 장시간 노동이 만연한 상황은 임신·출산을 하는 여성 노동자들의 안정적 일자리 유지에 불리한 동시에, 남성 노동자들에게는 과로의 부담을 전가한다. 그리고 경제적 불평등의 정도가 심할수록 젠더 간 격차나 성역할 분리의 정도가 커진다. 또한 사회적 안전망 파괴는 여성을 폭력과 범죄에 더 취약하게 만든다. 따라서 (탈코르셋 운동이나 남성 인식 개선 캠페인보다는) 경제적 불평등을 줄이는 방향에 집중하는 것이 더 나은 해결책이라고 저자들은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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