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호 (32호 2020년 1~2월호)

지난 호

쟁점:지금의 이슈들

이주, 이주노동자 그리고 자본주의

제인 하디 157 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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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노동자들 사이의 연대가 자동적이지는 않다. 업턴 싱클레어의 소설 《정글》에 생생하게 묘사돼 있듯,46 시카고 도축장의 노동자들은 다양한 민족·인종으로 구성돼 있었다. 역사학자 제임스 바렛이 발견했듯, “각각의 인종적·민족적 공동체들은 그 지도자나 주요 인물이 수행한 역할에 따라 단결하기도 파편화되기도 했다.”47

2009년 1월 영국 건설업과 정유 산업에서 노동조합은 “영국 일자리는 영국 노동자에게”라는 슬로건을 내걸었는데, 이 사례를 보면 내국인 노동자와 이주노동자 단결의 중요성과 노동조합과 사회주의자의 역할의 중요성에 관한 유익한 교훈을 얻을 수 있다.

일부 학자들은 이주노동자가 [내국인 노동자들과] 구분되는 집단을 형성하기 때문에 분열 지배를 허용하는 ‘분단된 노동력’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유럽연합의 신규 회원국에서 영국으로 온 최근 이주노동자 유입 물결을 보면, 이주노동자들이 노동시장에서 다른 부분과 분리된 부문을 구성하지는 않았다. 예컨대 농업이나 식품가공업처럼 이주노동자들이 압도적인 부문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버스·건설·물류 등 부문에서 이주노동자들은 영국 노동자들과 나란히 고용돼 있다.

미국에서 이주노동자 조직하기

미국 노동계급은 항상 이주민들과 그들의 자녀가 압도적 비중을 차지했다. 루스 밀크먼은 《이주민 조직하기》에서 이주노동자들이 19세기에 미국에 도착한 이래로 어떻게 조직돼 왔는지를 살펴봤다.48 북유럽·서유럽 출신 노동자들이 만든 직업별 노동조합은 남유럽·동유럽에서 보다 나중에 이주해 온 이주민들을 공공연히 적대했다. 후발 이주민들은 파업파괴자로 이용되기 일쑤였고, 실업자 층에서 큰 비중을 차지했다. 1880~1890년대에 미국노동총연맹AFL이 이들 신규 이주민들을 받아들이려 노력했지만, 세기가 바뀔 무렵에는 대부분의 노조 지도자들이 그들을 조직할 수 없다고 여겼고 그래서 정부의 이민 제한 조처 신설을 지지했다.49 가장 급진적인 노동조합에서도 중국인 등 비유럽 출신 노동자들 및 흑인들에 대한 인종차별이 만연했다.50 후발 이민자들은 미국노동총연맹 산하 독자 지부로 조직됐고, 그런 분리 경향은 의류업·광업에서 가장 오래 지속됐다. 이주노동자들은 1930년대의 거대한 산별노조 운동이 벌어질 때까지 대부분 조직되지 않은 채로 있었다. 1930년대의 산별노조 운동은 아프리카 출신 노동자들과 이주노동자들을 대거 조직했다. 역사가들은 이주민들이 내국인 노동자보다 종종 더 열정적이고 더 쉽게 조직됐고 더 빨리 노조에 가입했다고 기록했다.

반 세기 전 영국과 독일 노동자들처럼, 육류포장업과 철강업에 종사하는 슬라브족 이주민들과 의류업에 종사하는 유대인 노동자들은 유럽에서의 파업 경험과 노동자 조직의 경험을 현재의 노동조합 조직 노력과 연결지어 이해했다.51

1965년 이민법 개정으로 신규 이주민이 대거 유입되면서 라틴아메리카계 공동체가 크게 확대됐다. 이주노동자 조직이 노동운동 재건에 핵심이었다. 외국 출신 노동자를 노동조합으로 끌어들일 수 있었던 덕분에 1990년대에 일련의 극적인 성공을 거둔 사례에서 [이주노동자들의] 잠재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 1995년에 진보 성향의 신생 지도부가 미국노동총연맹-산별노조협의회AFL-CIO 위원장 선거에 도전했고, 일부 지부는 자원을 쏟아부어 수십 년 동안 볼 수 없었던 규모로 선거운동을 조직했다. 특히 캘리포니아 이주노동자들이 핵심이었다.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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