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호 (32호 2020년 1~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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쟁점:지금의 이슈들

이주, 이주노동자 그리고 자본주의

제인 하디 157 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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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예비군

이주노동자는 자본주의에서 “산업예비군”이자 착취율을 높이는 수단이라는 명확한 구실이 있다. 산업예비군 개념은 새로울 게 없다. 1845년 프리드리히 엥겔스는 이렇게 썼다. “영국 제조업은 가장 번창했던 짧은 기간을 제외하고는 가장 활기 넘치는 몇 달 동안 시장이 요구하는 많은 재화들을 생산하기 위해 언제나 산업예비군을 확보해두고 있어야 했다.”12

선진 자본주의 경제들은 간호사·교사·사회복지사와 같이 특정한 기술을 가진 노동자들을 개발도상국으로부터 주기적으로 빨아들인다. 영국의 경우, 유럽연합 바깥에서 오는 이주노동자 유입은 수도꼭지를 열고 잠그듯 유연하고, 주기를 타며, 저임금 노동력을 공급한다. 농업과 소위 “접대” 영역의 고용주들은 일시적으로 일할 노동력을 들여오기 위해 특별한 제도를 활용한다.

2004년에 동구권 8개국13이 유럽연합에 가입한 이래로 현재 유럽연합 국가의 기업주들은 중부·동부 유럽 노동자들을 선별해 고용할 수 있었다. 필자가 접한 한 사례는 [영국] 미들랜즈의 한 버스 회사였다. 이 회사는 [폴란드] 바르샤바에 호텔 하나를 빌리고 그 도시의 버스 정류장에 리플릿을 비치했다. 설명회에 참가한 많은 운전기사들은 적어도 폴란드보다는 더 나은 듯 보이는 임금을 약속받았다. 그리고 그 다음주에 운전기사 20명이 영국으로 갔다. 그 회사는 최저임금을 지급했다. 그러나 계약서에는 정해진 노동시간이 없었고 운전기사들은 필요할 때면 언제든 일해야 했다. 즉 어떤 주에는 약속된 임금을 받지 못했고 또 어떤 주에는 한밤중에 호출되고 주 60시간을 일해야 했다는 뜻이었다. 운전기사들이 불만을 제기하자 [버스 회사는] 갑자기 영어 테스트를 실시하고는 운전기사 3명을 해고했다.14

이주노동자는 특히 산업예비군으로서는 유용하다. 그들을 재빨리 본국으로 추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벨기에·프랑스는 1930년대 대공황기에 외국인 노동자들을 추방했다. 나이지리아는 1980년대 초 석유시장 붕괴 직후에 서아프리카 출신 이주노동자 200만 명을 추방했다.15 동남아시아에서 시작된 1997년 경제 위기 이후 일본·홍콩·한국·대만·말레이시아·타이는 국경 통제, 법 집행, 감시를 강화하고 불법 이주에 벌금을 부과했다. 한국·태국·말레이시아는 이주민들을 본국으로 송환했는데, 그 중에는 합법적 체류자도 있었다.

또한 이주노동자를 사용하는 나라들은 노동력 재생산 비용을 외부로 떠넘기게 된다. 국가는 노동시장의 공백을 채우는 데에 이주노동자를 사용하지만, 이주노동자와 그 가족들의 체류 비용은 전혀 지불하지 않는다. 예컨대 유럽연합 신규 가입국에서 온 이주노동자는 영국에서 일하는 첫 12개월 동안 정부 보조금(수당)을 받을 수 없다. 유럽 바깥에서 온 영국의 이주민들에게 적용될 신설 포인트 제도 때문에 고숙련 노동자들이 걸러지고 영국에 오는 누구라도 국가에 “부담”이 되지 않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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