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호 (33호 2020년 3~4월호)

지난 호

논쟁: 노동당의 당명·강령 변경과 혁신 논쟁

좌파 개혁주의의 위기와 모순된 대응

김문성 101 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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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당이 8월 당대회에서 전면적 ‘혁신’을 추진 중이다. ‘제2의 창당대회’로 삼겠다고 한다. 새로운 정치 상황에 걸맞은 좌파의 대응 방식이 필요하다는 판단도 작용하고 있을 것이다. 노동당이 처한 현 상황에 뭔가 돌파구가 필요하다는 공감대도 있어 보인다.

현재 노동당 혁신 방안을 체계 있게 내놓고 논쟁을 주도하는 것은 옛 사회당 계열이다. 이들은 자신들 고유의 전망과 전략을 이참에 노동당의 강령과 활동 방향에 포함시키려는 듯하다.

이들은 지금이 사회운동이 활성화되는 시대이지만, 문재인 정부를 대하는 태도 때문에 사회운동들이 총체적 사회 개혁을 추구하는 정치운동으로 발전하기는 힘들다고 전망한다. 따라서 노동당이 각각의 사회운동을 건설하고 개입해 성장해야 하며, 무엇보다 사회운동을 정치화시키는 정당이 돼야 한다고 말한다. 이런 인식 아래서, 노동당 혁신안은 당명에서 “노동”을 삭제하는 것, 강령에서 반자본주의 성격을 완화시키는 것, 사회운동 단체들과의 조직적 연계를 강화시키는 방향으로 조직 구조를 바꾸는 것을 핵심으로 한다. 각각의 사회운동에 개입해 성장하되, 그러려면 대중성을 더 늘리는 것이 중요하다는 문제의식이 뚜렷해 보인다. 개혁주의적 성격이 도드라져 보이는 이유다.

이에 노동당 안에서 다양한 반응이 있고 찬반 논쟁도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듯하다. 그런데 혁신안에 대항하는 나름의 일관성과 체계를 갖춘 대안적 전망과 비판은 눈에 띄지는 않는다. 이 글에서는 노동당 당대회 준비위원회를 통해 옛 사회당계가 내놓은 노동당 혁신 방안을 중심으로 그 장단을 살펴 보려 한다.

강령과 당명

노동당 강령 개정안은 노동당의 좌파 ‘개혁주의’ 성격을 더 분명히 하는 방향인 듯하다. 기존 노동당 강령에는 “자본주의의 쳇바퀴 속에서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 “노동당은 위기의 시대를 넘어설 사회주의 대전환을 위해 탄생했다”는 두 문장이 첫째와 둘째 소제목으로 강조돼 있었다. 그런데 개정 초안은 이 두 문구를 소제목에서 삭제했다. “사회주의 대전환” 문구는 본문 안에 남겼지만, 소제목은 모호한 “사회적·생태적 전환”으로 대체됐다. 강령의 결론에 해당하는 문장은 이렇다. “우리 당은 지역에 뿌리내리는 한편 다양한 사회운동들을 사회적·생태적 전환의 목표 아래 하나로 묶어 신자유주의를 종식시킬 것이다. 그리하여 우리는 이 시대의 위기를 넘어선 새로운 사회, 새로운 경제, 새로운 나라를 향한 길을 열어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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