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호 (33호 2020년 3~4월호)

지난 호

특집: 노무현 정부 5년 돌아보기

거짓으로 청년 세대 현혹하는 친문의 기억 재구성 비판

김문성 101 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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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파 정권 9년 만에 민주당 친노 정부가 등장했다. 문재인 정부는 대중이 그 9년을 끔찍한 시절로 기억한다는 점 덕에 이미 약속들을 어기고 미루고 말을 바꾸고 있는데도 높은 지지를 받고 있다.

9년 전에 우파에 정권을 넘기기 전 정부가 노무현 정부였다. 노무현 정부는 임기 말 재·보선에서 전패했다. 노무현 정부에 대한 대중의 심판 정서는 대선에서도 확인됐다. 집권 여당 후보 정동영은 친노가 아니었는데도 6백만 표를 겨우 넘겼고, 당선한 이명박과는 5백만 표 차이가 났다. 전두환 정권 아래서 치러진 20년 전 대선에서도 김영삼, 김대중이 각각 6백만여 표를 얻었으니, 대참패를 한 셈이다. 그래서 친노 정치인들은 스스로 “폐족”이라고 부르며 거의 일선에서 물러났다.

그런데 대중 투쟁이 박근혜 정권을 퇴진시켜 강제로 우파의 9년 집권을 끝내고 친노 정부가 들어섰으니 극적인 권좌 복귀로도 보인다. 게다가 문재인은 노무현의 가장 가까운 “친구” 아닌가? 문재인 본인도 잠깐을 빼고는 노무현 정부 내내 청와대를 지켰다. 노무현 탄핵 때 변호인단을 이끈 것도 문재인이었고, 노무현이 이명박의 검찰에게 수모를 당하며 수사를 받을 때도 문재인이 변호를 주도했다. 누가 봐도 문재인은 노무현의 후계자다. 그러니 노무현 정부를 그리워하는 친노 인사들에게 문재인 정부의 집권은 노무현 정부의 복권처럼 여겨질 만도 하다. 문재인은 9년 전 대선에서 이명박이 정동영을 앞선 것보다 더 많은 표 차이로 옛 집권당의 홍준표를 제쳤다.

노무현 정부에 참가한 친노 인사들은 임기 도중에도, 임기를 마친 뒤에도 좌우의 협공 때문에 자신들의 개혁 정치가 실패한 것이라고 주장해 왔다. 유시민은 그 한 명이다. “[선거 때] 편들어 줬던 여러 세력들이 … 10개의 사안에서 9개를 지지하더라도 1개가 자기 마음에 안 드는 것 있으면 다 때린다. … 그 악몽이 또 되풀이되면 거의 99퍼센트 망한다. … 참여정부에 있을 때, 또 여당에 있을 때 제일 힘들었던 것은 … 객관적으로 [평가]해 주는 지식인·언론인이 너무 없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당시 노동운동은 노무현의 개혁이 친노동·친민중이 전혀 아니어서 반대했던 것이다(친노 세력이 “신좌파”라는 조기숙의 헛소리는 여기서는 다루지 않는다). 그러므로 친노 인사들의 해명은 노동계급이 스스로에게 해로운 개혁을 지지했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셈이다. 따라서 노무현 정부에 맞서 싸우며 심지어 정권 퇴진까지 요구했던 진보·좌파 진영과 노동운동 안에서까지 문재인 정부의 집권을 노무현의 복권과 연결시키는 인사들이 많은 것은 경악스럽다. 노무현 정부에 대한 기억의 재구성이 결국 문재인 정부에 대한 오해와 침묵을 낳기 때문이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의 개혁이란 건 이미 드러났듯이, 설득의 방식으로 노동자 임금을 깎는 것이고, 절차를 제대로 지켜 사드를 도입하는 것이다. 즉, 한국 자본주의의 현안을 박근혜보다 더 효율적으로 수행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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